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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삼 컬럼> 우리가 원하는 것

김희삼 | 기사입력 2021/08/25 [12:08]

<김희삼 컬럼> 우리가 원하는 것

김희삼 | 입력 : 2021/08/25 [12:08]

 

 

  ▲  김 희 삼(안산시민)


우리같은 소시민들은 술자리 같은 곳에 가게되면 짓궂기까지 해서 종종 엉뚱한 질문을 서로에게 던져본다. 1년 수개월 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신경전을 벌이던 당시 총장이 사용하던 언어에 대해 여권이 놀랐을까, 야권이 놀랐을까 하는 것도 그런 것이다. 나도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살짝 생각에 잠겼던 적이 있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잠시 머뭇거렸는데 그러나 그때 당시에도 잘 알고 지금도 잘 아는 정답 그것은 ‘모두가 놀랐다’이다. 다만 놀란 이유가 다르다. 한쪽은 내 편인줄 알았더니 남의 편, 다른 쪽은 남의 편인줄 알았더니 내 편이어서 놀랐다는 것, 그것이 다를 뿐이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다.

 

당시를 돌아보면 이 검찰총장은 애초에 자신을 임명한 쪽의 기대와는 다르게 움직이면서 세간의 이목을 이끌고 관심의 복판으로 걸어온 사람이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당황하여 피아를 식별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야권의 우군이었고 그래서 야권은 비록 ‘성골(聖骨)’은 아니었지만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지지율 상종가에 감격한 나머지 그를 대선 주자로 만들어 전진 배치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무엇이 지지율을 치솟게 했을까. 학생 때 배운 경제학 첫 장에 수요 공급의 법칙이 있다. 수요는 큰데 공급이 작으면 시장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우호적이던 사람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야권의 영토에서 매우 희소하게 발견되어 공급된 위 파생 상품은 시장에 출하하기도 전에 입도선매 가격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높은 시장가를 예고하면서 그는 자신의 퀄리티와는 무관하게 마치 ICT 신상처럼 신비스럽게 언팩(unpack)되어 시장판을 흔들었고 보수에서 점화된 지지율이 중도 및 진보의 일부까지 번지면서 물경 35%에 달하는 고공 그래프를 그려냈다. 본인 자신도 놀랐을 것이다. 이 분이 대선 주자 된 것은 새롭거나 강력한 주자 없이 대오를 갖추지 못하던 야권 인력풀에 기댄 필연적 결과이며 현 정부를 견제하는 커뮤니티가 속성으로 노력한 사후적 결과다.

 

그 분이 기자회견을 한 적 있다. ‘한방’이 있을 것으로 잔뜩 기대를 모았는데 긴 말은 했지만 특별한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대략 ‘빼앗긴 국민의 주권을 되찾아오겠다’는 요지의 발언이었는데 가슴 뛰는 울림은 묻어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 후로 나온 ‘120시간 근로’, ‘부인 논문’에 이어 ‘부정식품 선택의 자유’, ‘후쿠시마 방사능’ 등의 워딩은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반 시민과 괴리된 사고를 가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의 건투를 빈다.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지금 우리 앞에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을. 이전에 언급했지만 불평등과 이로 인한 양극화를 위시해서 코로나19, 코로나에게 직격탄을 맞는 소상공인 문제, 노동시장 유연화에 따른 고용 불안과 취업난, 가파른 고령화, 1등을 향한 무한 서바이벌, 출산·인구·주택 문제, 남녀갈등 문제, 수도권 집중화, 생태·환경·노사 같은 시대적 과제들이 그것이다. 남북·남북미 문제와 한미·한일 문제도 눈앞에 있다. 누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지금 나와 있는 주자들 모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국민들이 식별해 내야 한다. 그들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어떻게 담임하고 어떻게 끌고 갈지, 특히나 다른 사람이 아닌 ‘본인’이 출마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이유를 말하고 그럴 자격과 배경까지도 한꺼번에 설명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우리가 세금내고 우리가 근로하며 우리가 지키며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나라다. 그런 한 나라를 대표할라치려면 내면을 관통하면서 ‘단련되고 탐구’된 알음알이(지식)와 가리사니(지혜)로 응축한 소신 정책을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모국어로 웅변해야 한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세대, 남녀, 지역, 도농, 성향, 여야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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