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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옥선 컬럼> 따돌림과 소외감으로 힘들어요!

문옥선 | 기사입력 2021/08/25 [12:00]

<문옥선 컬럼> 따돌림과 소외감으로 힘들어요!

문옥선 | 입력 : 2021/08/25 [12:00]

 

 

  ▲ BMC상담소장 문옥선


정서적 신념을 찾기 위해 매주 정해진 장소에 50여 명의 사람이 전국에서 모여든다. 지금 당장 해결되지 않으면 죽을 만큼 괴롭거나,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 마이크를 잡는다. 낯선 사람들 앞에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 용기 덕분에 ‘신념솔루셔너’의 메시지와 함께 관점을 바꾸는 연습을 하면 순간 변형이 일어나 무거운 짐을 내려놓듯, 비로소 가벼워진다. 더욱 드라마틱한 것은 전혀 상관이 없는 옆 사람에게 파편이 튀어 각자 해결이 된다는 것이다. 사례들은 너무도 많고 다양하다.

 

<북한에서 살 때 아버지만 챙기는 엄마가 원망스러웠다>

 

춘천에서 오신 중년의 남자 분은 사업실패와 가정파탄의 괴로움을 털어놓았다. 신념솔루셔너의 진단으로 그 자리에서 해결이 되자, 한쪽 귀퉁이에 앉아있던 여자 분이 벌떡 일어나 상기된 얼굴로 단상으로 올라갔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는 1년쯤 되었고, 많은 도움을 받는 45세 탈북민이었다. 자신의 삶이 힘들고 괴롭다며 어디에 걸쳐있는지 꼭 찾아보고 싶었는데, 조금 전에 말씀하신 분 이야기를 들으니 발표하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고 했다.

 

그녀는 남한에 와서 고생고생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하여 형제를 키우며 살고 있는데, 현재 남편과의 관계도 안 좋고 아이들도 사춘기라서 아빠와 똑같이 자기만 빼놓고 속닥거리고, 회사에 나오면 동료들이 자꾸 자신을 따돌리고 무시하며 서서히 자기 곁을 떠나는 거 같아 하루하루가 괴롭고 죽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북한에서 보낸 유년 시절은 지독히 가난했고 항상 배가 고팠으며 단칸방에서 여섯 식구가 모두 자아만 했다. 어느 날엔가, 밤에 잠을 자다가 뒤척이다가 눈을 떴는데 문 쪽에 부모님의 등이 보이면서 조용히 속닥거리는 거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엄마가 아버지 입에 음식을 넣어 주는 것을 보았다. ‘나도 먹고 싶어요’ 하려다가 엄마가 무서워 그냥 잠을 청했다. 그다음 날도 또 잠이 깼고. 전날과 똑같았다. 나도 먹고 싶어 눈물이 났다. 하지만 참고 다시 자면서 아버지만 챙기는 엄마가 너무 미웠다. 엄마가 원망스러웠고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도대체 왜 자식이 배고픈 거는 안 챙기고 아버지만 챙겼는지 화가 나고 둘이서 속닥속닥했던 모습도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며, 그때의 그 감정과 지금 일상에서 느끼는 안 좋은 감정과 관련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발표가 끝난 여인에게 신념솔루셔너는 여성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결론적으로는 나도 먹고 싶은데 아버지에게 음식을 준 엄마가 밉고 원망스러웠던 감정이다. 관점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돈을 벌어와야 여섯 식구가 살아갈 수 있는데, 아버지가 쓰러지면 그 형편에 누가 나가서 돈을 벌겠느냐.. 아버지가 아프셨다니 엄마가 얼마나 걱정이 되어 자식들 놔두고 아버지만 챙겨드렸겠느냐 하며 관점을 바꿔주셨다. 그날은 나도 울고 주변에 우는 사람이 많았다.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을 왜곡하고 부정적으로 저장해놓고 그대로 성장하여 그것으로 상처받고 해결하지 못한 채 5~60세가 되어도 움켜쥐고 그 감정에 이끌려 있다는 것이 어이없기도 하다. 남의 일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모두 다 마찬가지다.

 

그 발표가 있는 후로 그녀는 완전히 표정이 바뀌었고, 남편과도 자식들과도 점점 좋아졌고 직장동료들과도 잘 지내게 되었다. 매주 얼굴을 대했으니 변화는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 고백하는데 본인은 분노조절장애.. 매사에 욱욱~ 거렸다며, 왜 그렇게 화를 달고 다녔는지 몰랐다고 한다. 이상하게도 그 발표를 한 후에 하나둘씩 불편했던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해결하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다고 한다. 정서적 신념 찾기로 삶이 훨씬 가벼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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