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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컬럼/이상준> 장점을 살리는 지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이상준 | 기사입력 2021/05/26 [17:07]

<독자 컬럼/이상준> 장점을 살리는 지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이상준 | 입력 : 2021/05/26 [17:07]

 

 

 ▲ 이상준 (코이인성교육원 대표, 국제인성교육연구원 고문

 

‘지옥의 향기, 천국의 맛’이라는 특이한 별명을 가진 ‘두리안’이라는 과일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몇 해 전 태국에 갔을 때 그 기회가 왔다. 처음 보고 놀란 것은 기이한 겉모양이었다. 사람머리 만한 크기에 뾰족한 가시 같은 것이 표면에 있어 마치 도깨비 방망이 같았다. 더 신기한 것은 겉과 속이 너무 달랐다. 안에는 망고보다 더 부드러운 과육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시골에서 자라 구린내를 많이 맡아 보았기에 웬만한 냄새에는 거부감이 없는 편인데, 두리안을 한입 먹는 순간, 욱하고 올라왔다. 정말 냄새가 지독했다. 다시는 먹고 싶지 않았다. 옆에 있는 동료들이 ‘처음엔 다 그래. 두 번째 먹으면 괜찮아. 한번만 더 먹어봐.’라며 다시 권하기에 ‘정말 그럴까?’하며 한 번 더 먹어 보았다. 두 번째 먹으니까 처음과는 조금 달랐고 세 번째 먹을 때는 약간 맛이 느껴졌고, 네 번, 다섯 번 먹었을 때 사람들이 왜 천국의 맛이라고 하는지 알 듯했다. 여전히 구린내는 나지만, 맛에 빠지니까 냄새가 문제되지 않았다.

 

이렇게 신기한 두리안이 사람의 모습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또 못난 점만 있는 사람도 없다. 다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두리안이 냄새는 고약해도 맛에 빠지면 냄새가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사람의 장점에 빠진다면 그의 단점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장점을 보지 못하고 단점만 공격하며 사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주변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언젠가 강연을 하면서 두리안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 자리에 있던 어느 병원 원장님이 들으면서 ‘아, 내 아내가 키도 작고 왜소한 것이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장점으로 보면 귀여운 거구나.’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 원장님이 직원들에게도 이 교육이 필요하다며 내게 강의를 요청했다.

 

오래전에 내가 만났던 한 학생이 있다. 그는 음대를 중퇴하고 게임에 빠져 사는 게임중독자였다. 게임방에 가면 며칠씩 박혀 있었다.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로 자라서 어느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학생이었다. 내가 이 학생을 상담하면서 청소년캠프에 참가해보라고 했는데, 다녀와서 너무 달라졌다. 그곳에서 마림바 연주 장면을 보고 자기 내면에 숨어 있던 음악의 열정이 되살아난 것이다. 그때부터 게임을 잊고 마림바에 빠졌다. 음악을 좋아했고 탁월한 소질도 있었던 그는 게임에 빠져 사는 동안 음악을 완전히 잊고 지냈던 것이다. 음악과 다시 연결된 그는 지금 청소년들을 위해 음악을 연주하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사람도 겉으로 드러나는 단점 너머에 장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달라진다. 부모가 자녀에게서, 부부가 상대에게서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더 살려준다면 서로 좋은 맛을 느끼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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