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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홍 / 시인> 새벽 두시

류근홍 | 기사입력 2021/09/15 [23:27]

<류근홍 / 시인> 새벽 두시

류근홍 | 입력 : 2021/09/15 [23:27]

얼마를 지났을까

건넌방 문틈으로 간간이 코 고는 소리 흘러나온다

 

완성되지 않는 시와 씨름을 하다 보니 어느덧 새벽 두시

안방 문을 살며시 열고

곤히 자는 아내의 잠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우리 집 세 남자 중 아직도 철없는 큰아들

나의 아내는 친구, 연인, 엄마 같은 사람

 

잠들기 전 아직도 철이 들지 않는다고

잔소리하던 사람

어느새 흰 머리카락들이 올라오고

살아온 날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곤히 코를 곤다

 

방안의 적막을 깨고 한 생이 걸어가는 소리

스스로를 허물어 한 생을 피워 올린 여인

밤마다 몇 번씩 뒤척이며 건너가는

저 너머의 세상

 

마중 나온 달과 별 사이에

한 여인이 사내 셋에 끼어있다

 

지금까지 따스한 온기를 주는 사람

차버린 이불을 덮어주었다

 

새벽이슬에 젖기 전

한 편의 시 마무리하러 돌아온다

 

 

  ▲ 류근홍

충남공주출생

서울과기대 무창과졸업

『미래시학』시부문 등단(2018)

미래시학&미예총 부회장

한국문인협회회원(안산지부)

시집『고통은 나의힘』『당신 덕분입니다』

산문집『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성호문학상수상(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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