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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27) -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거잖아”

세종상가번영회 정안순 자문위원

김태창 기자 | 기사입력 2020/08/18 [20:11]

칭찬합시다(27) -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거잖아”

세종상가번영회 정안순 자문위원

김태창 기자 | 입력 : 2020/08/18 [20:11]

 

 

 

“아이쿠, 나 같은 늙은이가 뭐가 좋다고. 인터뷰야. 그냥 세상 정직하고 열심히 사는 게 좋은거지.”


 그렇다. 세상은 그냥 정직하고 열심히 살면 된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일부 사람들이지만 정직하지 않고 부지런하지 않은 사림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안순 여사는 37년생이다. 올해 84세의 어르신이다. 그렇지만 그 녀의 인생이 파란만장했듯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하고 손은 굵어진 막노동꾼 손가락이다. 갈라지고 굵어지고, 어디를 봐도 여인의 손은 아니다.


 파란만장했던 과거는 뒤로 하자. 그녀의 하루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면서 시작되고 저녁 늦게 잠을 청하면서 정리되지만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 이웃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 집 앞 청소를 시작하는 것으로 아침을 여는 정안순 여사는 대부북동 구봉도에 있는 세종상가 주변까지 청소하는 것으로 아침을 정리한다.


아무도 가보지 않는 지하 으슥한 곳의 정화조 정리는 정안순 여사 몫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좋아서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아무도 안하니까 상가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 자처해서 하는 일이다.
그래서 애칭도 생겼다. 일명 ‘똥통 늙은이’다. 그녀도 스스로를 그렇게 부른다.


‘똥통 늙은이’. 하지만 그녀의 부지런함으로 세종상가는 깨끗해지고 정화조와 소방 등 안전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주민들이 그녀를 좋아하고 챙기는 이유다. 지금은 세종상가 2동 1층에서 홀로 ‘할매민박’을 운영 하면서 간간히 생계를 유지하지만 그녀도 1980년 이전까지는 부잣집 안주인이었다.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나면서 사업이 기울었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혼자 돼 구봉도에서 지내고 있다. 자녀들과는 자주 왕래하지만 천성이 부지런하고 건강해서 자식들의 돌봄을 멀리하고 혼자서 생활하기를 40여년 이다.


“자식들은 구봉도 상가 팔고 함께 살자고 하는데 나는 이곳이 편해. 바다도 있고 이웃이 있고 아직은 건강한데 함께 살면 서로 불편하잖아”


 아직도 건강해서 혼자 구봉도 낙조전망대를 다녀오고, 가까운 곳에 텃밭을 일구며 옥수수, 고추, 가지, 도마토 등을 수확해 나눠먹는 정겨운 이웃이다. 지금도 숫자에 밝아 세대별로 수도요금 계량기 사용량을 적어 수도요금을 정리하고 주민들에게 고지서를 발송하는 일을 도와주고 있다.


1996년 세종상가 분양때부터 거주한 분이라 새로 이사 오는 분들에게는 세종상가의 역사를 말해주는 역사 선생님이기도 하다. “인생은 한 번 왔다 가는 나그네잖아. 갈 때는 누구나 빈손으로 가는 것인데 나도 항상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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